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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소식

해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실험미술전
  • 분야 전시/박람회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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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사장소
  • 게재일2024-04-17 00:00
  • 조회13
  • 온라인접수 온라인신청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4-04-17 06:00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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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큰 한인 커뮤니티를 갖고 있으며 주류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인식도 높은 도시다. 지난 2022년 9월 LA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대규모 기획전 '사이의 공간: 한국미술의 근대(The Space Between: The Modern in Korean Art)'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은 LA라는 도시가 다양성의 메카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문화강국 한국의 근대 예술사를 조망했던 '사이의 공간' 전시는 규모와 수준에 있어 이전의 여느 전시와는 차원을 달리했었다.

1년 6개월여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LA 길거리의 문화 행사를 알리는 깃발 행렬에서 '한국 실험미술'이라는 한국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UCLA 주변, 웨스트우드(Westwood)에 자리한 해머미술관(Hammer Museum)에서 '오직 젊음: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전시가 개막된 것이다. 지난 2월 11일에 시작돼 오는 5월 12일까지 약 3개월간 계속될 한국 실험미술전은 6.25 전쟁 이후인 1960~70년대에 등장한 작가들의 획기적인 작품을 조명하는 북미 지역 최초의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구림, 성능경, 박현기,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정강자, 하종현 등 한국 실험주의를 대표하는 29명 작가의 작품 80여 점과 기록물을 선보인다.

미국의 미술관 전시에 등장한 한국어 안내가 주는 감동 - 출처: 통신원 촬영
< 미국의 미술관 전시에 등장한 한국어 안내가 주는 감동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3월 13일 수요일, 서울투엘에이(Seoul2LA) 행사에 참여하고자 찾았던 해머미술관에서의 한국 실험미술전은 LACMA의 '사이의 공간' 전시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의 문화예술을 높은 수준과 깊이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전시장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한국실험미술'이라는 한국어가 주는 무게감은 한류의 본고장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주었다.

해머미술관에서 개최된 '서울투엘에이(Seoul2LA)' 행사, 초청된 한국인 뮤지션들이 공연을 벌였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해머미술관에서 개최된 '서울투엘에이(Seoul2LA)' 행사, 초청된 한국인 뮤지션들이 공연을 벌였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에 작품을 전시한 작가들은 1960~70년대 당시 가슴 뜨거운 청년이었다. 사회 참여를 향한 이 청년들의 열정은 한국의 급격한 근대화와 도시화로 인한 사회 변화, 그리고 인간소외라는 주제를 그림,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로 표현하는 것으로 구체화됐다. 이 세대는 1970년대 후반에 이르자 왕성한 활동 시기가 지나면서 모멘텀을 잃었지만 2000년대 초 김미경 미술사학자가 이러한 트렌드를 '한국 실험미술'로 명명하면서 다시 한번 미술사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6.25 전쟁 이후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소외를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실험주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관람객들은 1960~70년대 당시 한국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시기 한국 예술계의 지배적 스타일에 불만을 품은 젊은 예술가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실을 포착할 만한 새로운 방식을 찾아 나섰다. 강렬한 문화적 전환의 시기에 처한 그들은 때로는 그룹으로, 그리고 때로는 독자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갔다. 당시 실험주의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시대를 고발하고 문제의식을 던졌다는 점에서 철학자이자 혁명가의 역할까지 겸했다.

정강자 작가의 조형물 '키스미' - 출처: 통신원 촬영
< 정강자 작가의 조형물 '키스미'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은 강규진 작가의 1968년도 대형 네온 조형물 < 비주얼 센스(Visual Sense) > , 서승원 작가의 오일 추상화 < 동시성(Simultaneity) > , 정강자 작가의 < 키스미(Kiss Me) > 등의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동시대 다른 국가의 예술계와 비교해 보더라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파격적으로 고정관념을 해체시키는 혁신적 작가 정신에 전율을 느꼈다. 전시장에서 마주친 비한인 관객인 캐빈 홈즈(Kevin Holmes) 역시 "쉽지 않은 역사적 시기를 창조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킨 한국의 실험주의 작가들의 작품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능경 작가의 사진 연작 '사과' - 출처: 통신원 촬영
< 성능경 작가의 사진 연작 '사과'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 포스터에 활용된 사진 연작 < 사과 > 시리즈의 성능경 작가는 사진을 매체로 개념미술을 풀어낸 '한국적 개념미술'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작가의 몸과 행위를 기록한 사진으로 구성된 < 사과 > 연작에 대해 관객인 캐빈 홈즈는 "작가가 살아온 시대의 척박함과 전체주의적 사회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그의 작품은 예술 혁명이라고 불러도 충분할 만큼의 창조성을 지녔다."고 평했다. 한국 실험미술전은 중단 없는 전진을 모토로 오직 경제 성장에만 매진하던 시기의 한국을 다각적인 면에서 아카이브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1950년대에 태어났다는 한인 관객 테드 오(Ted Oh) 씨는 "흑백 사진 및 영상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지나온 세월의 많은 부분들을 회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실험미술전은 오늘날 전 세계적 한류 열풍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창조성이야말로 한국 실험주의의 핵심이었고, 그 실험 정신은 현재 한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케이팝과 한국 영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투엘에이(Seoul2LA)' 행사에서는 한인 뮤지션의 랩뮤직 퍼포먼스와 함께 카페에서 막걸리와 소주, 그 외 먹거리도 선보여 관객들은 한국의 예술 작품들과 함께 식음문화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 주최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The Guggenheim Museum)에서 약 4개월간 선보였던 한국 실험미술전은 두 도시에서 무려 25만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바 있다. 이번 전시 기간에는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LA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한국계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5월 8일까지 총 4회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해머미술관은 미국 UCLA 대학 예술·건축대 소속으로 고전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5만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방문 길에 세잔, 르누아르, 마네, 모네, 반 고흐 등 보물과 같은 작품을 보너스로 만나는 기쁨도 크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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