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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소식

필리핀에서만 볼 수 있는 성당의 차량 축복식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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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2024-02-20 00:00
  • 조회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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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2일 필리핀 통계청은 필리핀 내 종교 관련 통계를 발표했다. 2020년 기준으로 작성된 해당 통계는 필리핀 내 종교 관련 상황을 볼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2020년 기준 필리핀 내 1억 866만 7,043명 중 78.8%에 달하는 8,564만 5,362명이 가톨릭(Roman Catholic) 신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스페인 왕실의 후원을 받은 마젤란이 1512년 세부에 상륙한 이후 가톨릭이 필리핀에 전파되기 시작했다. 1571년부터 1898년까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대부분 지역에 가톨릭이 주류 종교로 자리를 잡았다. 필리핀의 가톨릭교도들에게 셰레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톨릭에서 세례성사는 인간 구원의 첫 번째 조건이다. 이는 사람의 자녀로 태어난 이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과정에 있어 세례성사는 그동안 범했던 죄를 씻어낼 수 있기에 세례성사를 받은 사람은 완전한 내적 변화로 정식 천주교회의 신자가 되고 나머지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이 생긴다.

필리핀의 한 성당 내부 - 출처: 통신원 촬영
< 필리핀의 한 성당 내부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러한 중요한 의식에 대해 바티칸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프란치스코 제266대 교황은 지난 2021년 필리핀 세례 500주년을 기념하는 축사를 하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필리핀 첫 세례는 1521년 4월 14일에 진행됐으며 당시 800명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로마 가톨릭이 필리핀에 정착하면서 종교와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필리핀은 세례 받은 사람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국가이자 아이들이 세례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가 됐다.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필리핀에서 세례를 받은 아동은 160만 3,283명으로 153만 명의 멕시코와 112만 명의 브라질보다 많다.

마나왁 성당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나왁 성당 - 출처: 통신원 촬영 >

필리핀에는 다른 가톨릭 국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행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차량에 대한 축복이다.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마나왁 대성전(The Minor Basilica of Our Lady of the Rosary of Manaoag)은 차량 축복식이 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1600년에 건립된 이 성당은 2015년 2월 17일에 대성전(Basilica)이 됐으며, 대성전인 '바실리카'는 집회공간을 뜻하는 말로 성인들의 유해 위에 건립된 성당을 지칭하는 단어다. 마나왁 성당이라 불리며 교황청이 부여하는 특권도 있는 이곳을 많은 순례객들이 찾는다.

축복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축복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자동차나 이륜차를 구매한 사람들은 자신의 안녕과 구입한 차량의 무사 운행을 위해 유서 깊고 의미 있는 성당을 찾아 차량 축복을 받고자 한다. 필리핀에는 차량 축복식으로 유명한 성당이 두 곳 있으며 마나왁 성당은 그중 하나다. 차량 축복식은 평일 오전 5시부터 오전 11시까지 그리고 점심 이후인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주말의 경우 오전 5시부터 정오까지,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대기 중인 차량에 성수를 뿌리며 축복하는 사제 - 출처: 통신원 촬영
< 대기 중인 차량에 성수를 뿌리며 축복하는 사제 - 출처: 통신원 촬영 >

시간이 되면 신부님이 밖으로 나와 차량에 성수를 뿌리며 탑승하는 모든 이들의 안녕과 무사 운행을 빌어준다. 성당을 찾는 순례객을 비롯해 차량에 축복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로 늘 붐비기 때문에 일대는 늘 혼잡하다. 통신원이 성당에서 만난 페르난데스(Fernandez) 씨는 "새로운 차량을 구매한 김에 가족 모임 삼아 성당을 찾았다."고 전혔다. 이어 "마닐라 남쪽의 라구나에서 출발해 전날 도착한 후 하루 숙박하고 참여했다."면서 "이전 차량도 마나왁 성당에서 축복을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방문객인 로렌자나(Lorenzana) 씨는 통신원에게 "성당을 방문하는 것은 좋지만 차량 축복식 때문에 왔다고 하면 양초나 성물을 강매하려는 상인들 때문에 짜증이 난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이륜차에 축복을 내리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륜차에 축복을 내리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2년 기준 필리핀에서 판매된 차량은 35만 2,596대로 전년대비 31.3% 증가한 것이지만 같은 아세안에 있는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많은 편은 아니다. 이는 필리핀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낮은 반면 수입 차량에 대한 관세가 높고 유류비는 비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륜차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륜차를 타는 사람들 역시 자신의 차량에 축복을 받기 위해 성당을 찾는다.

차량의 무사 운행과 탑승자의 안전을 바라는 것은 사실 필리핀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같은 가톨릭 국가인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Copacabana)에서도 차량에 축복하는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의 마나왁과 안티폴로에 있는 성당처럼 이러한 축복식을 매일 같이 진행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다. 과거 한국에서도 차량을 구매하고 무사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고사를 지냈던 것처럼 필리핀 사람들 역시 같은 마음이다. 다만 그 장소가 다수의 필리핀인이 믿는 가톨릭 성당이라는 점이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한편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존재한다. 필리핀 사제들은 가톨릭 신자가 많음에도 사회에 만연한 부패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신을 믿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신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사제들은 지난 500년 동안의 복음 전파에도 종교를 통한 도덕성 구축에 실패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 세례라는 중요한 이유로 성당을 찾은 고급 차량들이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상의 무도덕성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그럼에도 오늘도 많은 필리핀인들이 성당을 찾고 있을 정도로 필리핀에서 가톨릭은 생활의 일부분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 통신원 촬영
  • -《가톨릭신문》 (1984. 12. 2). [예비자교리] 41. 세례성사, https://m.catholictimes.org/mobile/article_view.php?aid=228140
  • -《Today's Catholic Online》 (2021. 4. 16). Filipino Catholics mark country’s first-ever baptism, https://www.todayscatholic.com.my/2021/04/filipino-catholics-mark-countrys-first-ever-baptism/
  • -《Inquirer》 (2021. 4. 14). 500th year of first baptism in PH: Filipinos hailed for spreading Christianity worldwide, https://newsinfo.inquirer.net/1419146/500th-year-inquirerof-first-baptism-in-ph-filipinos-hailed-for-spreading-christianity-worldwide
  • -《UCA News Inquirer》 (2022. 4. 27). Numbers don't always add up in the Philippines, https://www.ucanews.com/news/numbers-dont-always-add-up-in-the-philippines/97015
  • - Vigattin Insurance 홈페이지, https://www.vigattininsurance.com/news-and-promos/How-to-Get-Your-Car-Blessed-in-Antipolo-and-Manaoag/67
  • - 필리핀 통계청 홈페이지, https://psa.gov.ph/content/religious-affiliation-philippines-2020-census-population-and-housing
  • - Lensculture 홈페이지, https://www.lensculture.com/projects/726445-baptism-of-cars-in-copacabana

통신원 정보

  • •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 •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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