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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캄보디아 정부, 타밀 반군 지도자 일대기 다룬 영화 상영금지 조치
분류 일반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게재일 2021-10-05 00:00 조회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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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기생충>, <변호인>, <왕의 남자>, <신과 함께>, <택시운전사>.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은 국내 천만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이 영화들 모두가 중국에서 상영 금지된 한국영화들이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는 중국에서 정식 개봉되었으나 후에 갑자기 상영이 금지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영화도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1980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각색한 이 영화는 한한령을 뚫고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해 화제를 불러모은 흥행대작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로 기억되는 천안문 사태가 연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정부는 전국의 스크린을 내리게 하고 상영을 금지시켰을뿐만 아니라, 관련 온라인 페이지 전체를 모조리 삭제시키는 극단의 조치까지 내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 역시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되었다.



<스리랑카 타밀 반군 지도자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메타구공식 포스터 - 출처 : - 출처 : 타밀일람 소사이어티>


14억 거대 인구를 가진 공산주의 국가 중국은 미신이나 지나친 폭력과 과도한 성적 표현, 계급이나 사회적 신분차를 소재로 다룬 영화, 또는 정치적으로 민간함 사안이나 사회불안을 조장할 수 있는 영화들에 대해 엄격하게 검열하는 편이다. 영화 <부산행>의 경우 공산주의 유물론적 사고에 입각해 좀비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어, 상영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아카데미 4개부문 수상과 더불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은 사회적 신분과 빈부차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중국 개봉이 막판에 취소한 케이스다.


심지어 중국정부는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영화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마저도 자국내 상영허가를 아직 내주지 않고 보류중이다. 영화 <샹치>는 미국 마블이 처음으로 시무 리우, 량 오에이(양조위), 량쯔충(양자경) 등 중국을 대표하는 아시아계 스타급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라는 점에서 우리 생각에는 중국정부의 스탠스가 언뜻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와 관련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중국정부가 아직 어떠한 공식 설명도 하지 않았지만, 당국이 원작 만화속 악당 푸만주의 인종차별적인 묘사를 문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도 과거 중국보다 정도는 덜하지만, 영화 심사 검열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민주주의국가답게 웬만한 수위가 아니라면, 상영 전면금지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대신 엄격한 심의 과정을 거쳐 영화의 등급을 매긴 뒤 관람 가능 연령에 대한 조건을 달아 상영을 허용함으로써 영화 내용에 대한 평가와 가치 판단의 문제는 오로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 놓는다. , 헌법이 정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셈이다. 최근 들어 일반 관객들의 눈높이와 영화를 보는 수준이 전문 영화 평론가들의 뺨을 칠 정도로 높아졌고, 또한 검열 기준 역시 미국과 유럽 등 서구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지다 보니, 논란이 될만한 문제작들조차 국내 심의를 어렵지 않게 통과하는 추세다.


가장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는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는 그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이다. 이 영화는 중국과 북한의 입장에서 한국전쟁을 바로 본 영화다. 당시 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군 군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6.25 전쟁의 참상과 우리 국군의 희생을 기역하는 국민들 입장에선 상당히 불편한 영화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심의에서 무사 통과되었다. 당초 해당 영화 수입사 측은 사전 심의를 통과한 뒤 국내 영화관 상영이 아닌, 온라인 VOD 서비스로 직행시킬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심의 통과 소식을 접한 국내 영화 팬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듯 쏟아지자, 회사측은 부랴부랴 사과문을 내고 손해까지 감수하며 곧바로 판권계약을 포기했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다행인지 몰라도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영화 '메타구' 유튜브 공식 트레일러 영상중 스크린샷 - 출처 : 타밀일람 소사이어티>


TV 방영조차 금지딘 타밀 반군 지도자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메타구>

나라마다 심의 기준이 다르고 보는 관점이 천차만별 다르기 때문에, 자국 국민들의 정서와 반하거나, 또는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특정 국가에서 개봉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영화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에는 캄보디아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로 외국 영화 한 편이 이 나라 정부로부터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 스리랑카 타밀 반군 지도자였던 벨루필라이 프라바카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메타구(Methagu)>가 그것이다. 영화 제목 <메타구>는 타밀어로,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각하라는 뜻이다. 캄보디아 공보부는 지난 929일 공식 문서를 통해 영화 메타구의 영화관 상영은 물론, TV 방송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화 메타구의 국내 영화상영 및 TV 방영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캄보디아 공보부 공식 문서

- 출처 : 캄보디아 공보부(Ministry of Information)>


영화 <메타구>는 스리랑카 북동부를 장악, 스스로 독립 국가를 건설하기 원했던 타밀족 국민들과 그들의 반군 지도자였단 프라바카란의 일대기를 다룬 저예산 독립영화다. 타밀족 출신 티 키투 감독이 연출을 맡고 타밀 엘람 스크린 소싸이어티가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 촬영은 스리랑카 본토가 아닌 타밀족 최대 인구 4천만 명이 사는 인도 타밀나두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타밀 반군 지도자 프라바카란은 스리랑카 무장 반군 단체인 타밀일람 해방호랑이(영어: Liberation Tiger of Tamil Eelam, 이하 LTTE)을 이끌었던 인물로 국제사회에서 유명하다. 그가 이끈 단체는 1970년대 부터 스리랑카 다수세력인 싱할라족의 폭압과 차별정책에 반발해 무력투쟁을 벌였으나, 2009년 그가 스리랑카 정부군에 의해 사살됨에 따라 반군 조직은 결국 항복하였고, 이로써 스리랑카의 내전은 완전히 종결되었다.



<타밀 반군 단체 타밀일람 해방 호랑이 부대, ETTE 공식 로고 - 출처 : wikipedia>



<스리랑카 정부군에 맞서 타밀 반군을 이끌었던 지도자 프라바카란의 생전 모습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 스크린샷

출처 : 타밀일람 소사이어티>


이 영화는 지난해 이미 제작되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상영 시기를 미루다 금년 6월부터 인도를 시작으로 해외상영을 본격화했다. 현재는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감상할 수 있다. 캄보디아 정부의 이번 영화 상영금지 조치는 스리랑카 정부의 공식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다만, 캄보디아 정부가 그동안 동유럽 보스니아 내전 문제를 비롯해 전 세계 소수민족의 독립투쟁 역사와 난민 문제 등을 다룬 외국 독립영화들의 국내 상영 문제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과거 전례와 비교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캄보디아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영화의 자국 내 상영에 대해선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다. 덕분에 북한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을 희화한 소니 영화사 제작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 역시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 현지 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될 수 있었다.



<북한 지도자를 희화한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포스터.

이 영화는 캄보디아 정부 승인하에 현지 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된 바 있다. - 출처 : Columbia Pictures>


반면, 캄보디아 정부는 자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부정적으로 그린 외국 영화들에 대해선 매우 엄격한 이중잣대를 적용해왔다. 심지어 당국의 전격적인 상영 금지 조치로 개봉 2~3일을 앞두고 상영이 전면 금지된 일도 있었다. 콜린 퍼스 주연의 킹스맨 두 번째 시리즈 <킹스맨: 골든 써클>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영화에서는 앙코르 사원을 닮은 정글 사원이 등장하고 근처에 악당 포피의 비밀 아지트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장면은 주인공이 악당과 벌이는 전투신이었다. 그들이 가진 무기들에 의해 사원 전체가 무참히 부서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정부 당국은 상영금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신성한 앙코르 유적을 모독했기 때문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고, 사원에 대한 자긍심이 워낙 강한 국민들은 정부 입장에 대부분지지 의사를 보냈다. 현지 영화 팬들도 <킹스맨> 시리즈 영하를 극장에서 볼 수 없게 된 사실을 아쉬워하면서도 자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납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화 킹스맨 : 골든써클중 한 장면이 영화는 앙코르 사원을 부수는 장면이 문제가 되어 캄보디아 내 상영이 금지되었다.

- 출처 : 20th Century Studios 유튜브 채널(@20th Century Studios)>


그동안 캄보디아에서는 영화 <킹스맨> 말고도 상영이 금지된 영화들이 적지 않다. 미국 배우 오웬 윌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이스케이프> 역시 당국으로부터 상영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영화에선 캄보디아로 특정 짓지 않았지만, 외부 풍경이나 도시 분위기는 누가 보더라도 캄보디아임을 확연히 눈치챌 수 있게끔 세트장을 꾸몄다. 또한 장기 집권독재자가 암살당하는 장면을 비롯해, 캄보디아 정부 관료들의 심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장면이 적지 않았다. 반군세력들이 도시를 장악한 모습은 공산 게릴라 크메르루즈를 연상케 했다. 뒤늦게 이 영화의 스토리를 알게 된 캄보디아 정부가 이 영화의 극장 상영 및 TV 방영을 막았으나 이미 영화가 전 세계 극장가에서 사라진 이후였다.


그 외에도 1960년대 흥행대작 <아라비아 로렌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피터 오툴이 주연을 맡은 어드밴처 영화 <로드 짐> 역시 캄보디아에서 상영이 전면 금지된 적이 있다. 당시 이 영화는 앙코르와트를 주 무대로 촬영되어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또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몸소 시사회에 참석해 화제를 불러모았던 블럭버스터급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캄보디아 국민들이 대부분 미개한 원시 부족민들로 묘사되는 바람에, 이 영화를 본 시하누크 국왕이 크게 분노했고, 결국 이 영화는 캄보디아 내 상영이 금지되었다.



<1960년대 제작된 영화 로드 짐은 캄보디아 주민들을 미개한 원주민들로 묘사하는 바람에

시하누크 국왕의 지시로 국내상영이 금지되었다. - 출처 : wikipedia>


그렇다면, 영화 <메타구>의 국내 상영금지 조치에 대해 캄보디아 국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영화 팬을 자처하는 현지 대학생 티엇 소페악(23) 씨는 정부의 상영금지조치에 대해 나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떤 주제나 소재의 영화를 만들지는 오로지 감독이나 제작자들의 손에 달려 있지만, 정치적인 의도나 메시지를 담거나, 노골적으로 강조한 작품이라면, 영화가 아니고 일종의 프로파간다 홍보물이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내용은 대충 안다. 진실과 거짓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기에 어느 일방의 생각을 담은 영화는 당연히 편향적일 수밖에 없고 보는 관객들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추구해야 하는 국가의 입장에서 이 영화의 상영금지는 스리랑카 정부가 요청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현지 동영상 제작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업가 짠 소릇 씨는 반대 입장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돼선 안 된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도 판단의 기준은 오직 관객들의 몫이다. 영화 한 편이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할 만큼 우리 사회가 취약하지 않다. 영화 한 편이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과장된 주장이고 해석이다. 우리도 이제 세상을 달리 보는 스펙트럼이 필요하다. 영화를 대하는 우리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통신원 정보

  • • 성명 : 박정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캄보디아/프놈펜 통신원]
  • • 약력 : 현) 라이프 플라자 캄보디아 뉴스 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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