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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인이 기억하는 배우 윤여정
분류 일반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게재일 2021-05-04 00:00 조회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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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유수의 국제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어 중국에서도 화제다. 지난 25일 미국 오스카 수상의 쾌거로 또다시 그녀의 연기 이력이 조명되고 있다. ‘한국인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아시아 두 번째 오스카 연기상 수상, 공식적인 기록경신의 수사로 이번 소식을 전하는 한편, 중국 대중이 특별히 기억하는 그녀의 작품을 회고하며 55년 연기 인생에 정점을 찍은 배우 윤여정에게 존경을 표하고 있다.


<목욕탕집 남자들> 작은어머니가 상을 탔네!

<2002년 중국에 공식 발매된 목욕탕집 남자들’ DVD 자켓 – 출처더우반D9·KBS>


윤여정 수상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작은어머니가 상을 탔네!”라며 축하 댓글을 달고 있다. 한류 드라마의 원조 격으로 손꼽히는 <목욕탕집 남자들> ‘작은어머니 노혜영역으로 윤여정을 기억하는 중국 팬들의 반응이다. 중국에서 <목욕탕집 남자들>2003년 관영 방송 CCTV를 통해 방영된 바 있다. 늦은 밤 1050분 방영에도 드라마는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 중국 언론은 앞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 이후 두 번째 한류 가족 드라마의 탄생이라며 호평했다. 일부 드라마 팬들은 TV 방영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목욕탕집 남자들> DVD 전편을 사서 먼저 볼 정도였다.


윤여정은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중국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기억된다. 그녀가 집안 대소사로 쉽게 우울해하다 소녀처럼 시를 낭송하며 마음을 달래고, 멋들어진 서양식 복장으로 새침하게 등장하는 일련의 장면은 중국 네티즌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물론 모든 연령층이 작은어머니윤여정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는 새로운 세대 구분법이 등장했다. ‘<윤식당>으로 윤여정을 알면 30대 이하, <목욕탕집 남자들>로 윤여정을 기억하면 최소 30대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2021년 중국에 전해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식은 공중파 TV를 통해 중국어 더빙판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2000년대 한류를 회고하게 한다.



<중국 리뷰사이트에 한 네티즌이 올린 게시물.

작은어머니가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탔네! 이 제목 이해하는 사람 아마 30대 이상 출처: 더우반, KBS>



<중국 UGC 플랫폼에 올라 온 중국어 더빙판 목욕탕집 남자들클립 영상

한 네티즌이 "작은어머니의 징징거리는 일상(2)"이라는 제목으로 윤여정 시리즈물을 게시했다 - 출처: 비리비리 KBS·CCTV >


<사랑이 뭐길래>부터 <미나리>까지, 한류 가족 서사와 함께한 윤여정의 필모그래피

중국에서 한류 가족 드라마의 역사는 윤여정과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한류 드라마 붐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이 뭐길래>에도 그녀가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가부장적인 전통 가족과 민주적인 신식 가족이 사돈으로 맺어지면서 벌어지는 문화충돌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윤여정은 신식 가족의 엄마로 등장한다. 1997년 중국 CCTV를 통해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는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당시 역대 외화 드라마 흥행 시청률 2위에 올랐다. 특히 이순재 배우가 연기한 가부장적인 아버지상과 한국의 가족문화는 그 시절 중국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어 중국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가족 일상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극적 스토리로 풀어낸 한국 드라마의 연출력은 그때부터 중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1997년 중국에서 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사랑이 뭐길래’ - 출처: 더우반, MBC>


<사랑이 뭐길래>가 가족을 소재로 신구(新舊) 문화충돌을 보여줬다면, <미나리>1980년대 한국 이민 가족사를 통해 동서(東西) 문화의 충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미나리>는 한국 제작사가 만든 이른바 ‘K무비는 아니다. 하지만 중국 대중에게 친숙한 연기 이력을 쌓아온 윤여정 배우의 활약이 <미나리>를 아시아/한국의 정체성을 가진 영화로 인식하게 한다. 중국 북경일보(北京日报)<미나리>아메리칸드림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사실은 동아시아 문화와 미국문화의 충돌·화합을 보여주고 있고, 그러한 현실적인 의미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가 되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가 대표하는 것이 생존방식 측면의 동아시아 문화라면, 외할머니(윤여정)는 영구적인, 더욱 보편성을 띤 동아시아 철학을 대표한다고 분석했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양 철학이 어떤 계기를 통해 그 심오한 뜻을 불현듯 알 수 있는 것처럼, 겉보기에는 투박한 할머니의 행동과 대사가 영화의 핵심적인 순간에 삶의 깨달음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중국 북경일보문화주간 이슈란에 실린 기사. "미나리: 왜 지금 필요한 영화인가" - 출처: 202149일자 북경일보>


기사는 리틀 아메리칸을 대표하는 손자(앨런 킴)와 외할머니의 문화충돌 후 자연스럽게 관계가 융화되는 과정,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며 농장을 운영하던 제이콥이 미국식 우물탐사법을 수용하는 과정 등은 동아시아 문화와 미국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때문에 <미나리>는 균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한국처럼 아메리칸드림과 이민 가족사를 경험해 온 중국 사회에 <미나리>가 주는 공감의 울림은 꽤 깊은 것 같다.


중국 언론의 후한 평가, “‘한국 할머니는 그냥 조연이 아니다!”

윤여정 배우의 수상 덕분에 한국 대중문화산업의 창작 풍토까지 덩달아 관심받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윤여정과 함께 나문희, 김혜자 배우의 연기 이력을 소개하며 왜 나이 들수록 대중에게 사랑받는가?”라는 이슈를 던졌다. 한국에서는 “70세가 넘어도 여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는 동시에 인기 있는 예능의 대들보가 될 수 있고, 심지어는 한국영화의 역사를 창조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한국 고령 연기자들이 가식 없는 개방적인 사고, 트렌디한 사복 스타일링으로 한국 젊은이들을 사로잡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원인으로는 한국 영상문화업계가 고령의 배우들을 공경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내세울 줄도 안다고 분석했다. 영화 <육혈포 강도단>,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와 같이 고령 연기자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을 예로 들며 한국 영화·드라마의 폭넓은 창작 문화를 크게 호평했다. 해당 기사에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도 젊은 스타만 중시하지 말고, 한국을 보고 잘 배웠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중국 환구시보연예·스포츠란에 실린 기사. “‘한국 할머니는 그냥 조연이 아니다!” - 출처: 2021427일자 환구시보>


사실 이와 같은 중국의 호평은 윤여정 오스카 수상이 일으킨 약간의 착시효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의 문화산업계도 그동안 소외되어있던 노년의 삶, 실버 문화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이제 막 고민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타국의 후한 평가가 한국 영화·드라마 창작의 확장성을 재정비하는 데 좋은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및 이미지 출처

더우반(豆瓣https://www.douban.com/group/topic/223051410/?start=0 , https://movie.douban.com/subject/2215900/

비리비리(bilibili) https://www.bilibili.com/video/BV1ZV411e7BJ/?spm_id_from=333.788.recommend_more_video.-1

북경일보(北京日报)》 https://bjrbdzb.bjd.com.cn/bjrb/mobile/2021/20210409/20210409_m.html#page12

환구시보(环球时报)》 http://www.jdqu.com/html/ckxx/2021/4/27/1341739-12.html

통신원 정보

  • • 성명 : 박경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 • 약력 : 현) 중국전매대학교 영화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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