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물관은 콜롬비아 중앙은행 소속의 박물관으로 콜롬비아 전국 7개의 도시(보고타, 아르메니아, 칼리, 카르타헤나, 파스토, 산타 마르타, 레티시아)에 있으며 주로 스페인 정복 이전 콜롬비아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황금박물관은 한국 도자기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콜롬비아에 전하는 등 우리 문화를 콜롬비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현지 기관이기도 하다.

지난 10월부터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과 세종학당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세종학당 문화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말부터 특별관에서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도자 특별전: 전통의 울림'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보고타 세종학당은 콜롬비아 보고타시에 소재한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 산하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10년째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콜롬비아인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김원민 교수의 한글날 특집 워크숍 '사물놀이' - 출처: 보고타세종학당 제공 >

세종학당 문화 아카데미는 매년 1천 명 이상이 수강하고 있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비대면 행사 기간에는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미주, 중남미의 6개국에서의 수강이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다시 대면 행사로 전환돼 진행 중이다. 올해는 황금박물관 측의 요청으로 세종학당 외에도 황금박물관에서 행사가 진행돼 더 많은 현지인이 한국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 2022 세종학당 문화 아카데미 프로그램

(2022년 10월 1일 - 12월 3일)

※ 출처 : 보고타세종학당

프로그램 담당자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의 조정윤 국장은 "김원민 교수 등 전문가를 초청하고 특강과 체험 워크숍을 적절히 배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자 했다. 콜롬비아의 국립 박물관인 황금박물관에서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의 도자기 전시와 더불어 한국 문화 강연 및 워크숍을 통해 시민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따. 또한 "황금박물관 관계자들도 보고타 세종학당의 문화아카데미를 통해 시민들이 한국 문화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번 강연들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 '한국의 영화와 K-드라마' 강연 후 기념 촬영 - 출처: 보고타세종학당 제공 >

'영화와 드라마로 한국에 더 가가가기'라는 주제의 강연에 참석한 통신원은 간단한 한국 영화사와 대표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작품 중 특히 많이 알려진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에 드러난 라면과 김밥은 물론 수저계급론, 한국의 교육, 한국인에게 익숙한 캐릭터 '펭수', OST 등 한국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문화를 콜롬비아의 문화와 비교해볼 수 있어 서로의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현지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현재 보고타 세종학당에서 한국어와 더불어 사물놀이단 한비아 주니어에 속해 북과 꽹과리를 배우고 있는 다비드 브라초(David Bracho)는 "이번 김원민 교수의 사물놀이 관련 강연과 워크숍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이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악기의 연주법에 대한 지도가 포함돼 좋았고 선생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던 점이 제일 좋았어요."라며 문화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을 드러냈다. 브라초 학생은 통신원의 강연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는데 "강연을 통해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의 특징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강연자와 대중과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돼 재미있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참석 소감도 전했다. 브라초 학생 외에도 여러 학생들이 강연 후 남아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제작 등에 대해 질문하는 등 평소 한국어 수업에서 해소하기 어렵던 궁금했던 점들에 대한 질문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태권도 시범 - 출처: 보고타세종학당 제공 >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콜롬비아 사람들은 한국 문화 관련 행사가 대도시, 특히 보고타에서 진행한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곤 한다. 수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더 많은 한국 문화 관련 행사가 열리면 좋겠지만 사실 장소나 인력 등의 현실 사정을 고려할 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세종학당 문화 아카데미가 운신의 폭을 넓혀 세종학당뿐만 아니라 현지 기관인 황금박물관에서 열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학당에서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 외에도 박물관을 방문하는 현지의 대중에게도 한국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황금박물관이 콜롬비아 전역 주요 도시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번 행사는 한국 문화 관련 프로그램들을 콜롬비아 전국적으로 확대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아카데미를 기점으로 앞으로도 현지 여러 기관에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행사들이 열릴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보고타세종학당 제공

통신원 정보

• •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 • 약력 : 현) EBS 글로벌 리포터 (콜롬비아, 메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