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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작가의 소설 『한 명』, 'One Left'로 영문 번역되어 출간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게재일2020-12-17 00:00
  • 조회2817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0-12-15 15:02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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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Left'로 출간된 김숨 작가의 소설 '한 명' - 출처 : 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


김숨 작가의 소설 한 명(2016)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미국 워싱턴 대학교 출판부를 통해 지난 가을에 출판되었다. One Left라는 영문 제목으로 올해 출시된 번역본 출판 론칭 세미나가 지난 124일 금요일, 영국 시간으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런던대학교 소아스 한국학과에서 주최하는 한국학 세미나 프로그램에서 열렸다. ‘한 명: 한국 위안부의 국가적 이해를 변형한 트라우마와 인내에 관한 강력한 이야기(One Left: A powerful tale of trauma and endurance that transformed a nation’s understanding of Korean comfort women)’라는 제목으로 열린 세미나는 온라인 화상 회의 플랫폼 Zoom을 통해 개최됐다. 동 소설을 번역한 브루스 풀턴, 윤주찬 번역가는 기조 발표자로 참여해 김숨 작가의 문학 세계와 소설 한 명, 그 번역과 출판 과정을 소개했다. 이후 프로그램은 이 소설의 한글판과 영문 번역본을 발췌하여 낭독하는 시간, 또 세미나 참가자들의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진 Q&A 부문으로 구성되었다.

그레이스 고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 세미나에서 두 발표자가 특히 강조한 것은 번역의 고단한 작업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출판사를 찾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했는지를 설명한 것이었다. 그런데 32번째 고배를 마신 끝에 워싱턴 대학교 출판부를 섭외하고, 출판이 결정되기까지는 단지 2주가 걸렸다고 한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해온 기간이 무려 40여 년이 넘으며 대략 4,000여편 이상의 문학 작품들을 번역해온 이들이 이토록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문학 작품들의 영문 번역서 출판이 힘겨운 과정임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두 번역가들은 ‘Words of Farewell: Stories by Korean Women Writers’ 등 한국 문학 작품들을 영문으로 번역하여 다양한 수상 경력 또한 지니고 있다. 김숨 소설의 번역은 캐나 소재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한국 문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인 브루스 풀턴 교수가 아시아 문학 관련 열렸던 한 학회에서 김숨의 소설 한 명의 서평을 써 보는 게 어떻겠냐는 한 동료의 부탁을 받고 김숨 작가의 문학 세계를 접하게 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박완서, 채윤, 김사과 등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수 번역했지만 김숨 작가의 존재를 몰랐던 이들은 이 여성 작가의 이른바 '참여 문학' 세계에 곧바로 매료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김숨의 문학 세계의 기능을 잊혀졌던 역사적인 고통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 또 이 과정에서 생겨난 상처들을 치유하고 나아가 화해하는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고 소개하였다. 이들은 그녀의 작품들을 읽고 문학이 이러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어 시사성이 뛰어나지만 영미권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위안부 문제에 천착한 이 작품을 번역하게 되었다.


이 두 번역가는 한국 문단 내에서는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 문학상 등을 수상하여 인지도도 높고 잘 알려져 있지만 영미권에서는 거의 알려려지지 않은 김숨 작가의 문학 세계에 주목하게 된 계기를 그녀의 최근 작품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사회', '역사', '뿌리'에 초점을 두는 작가로서의 참여 의식 때문이었다는 점을 세미나 내내 누차 강조하였다. 김숨 작가의 소설 이혼은 지난 2016Divorce란 제목으로, 이예원(Emily Yae Won) 씨의 번역으로 Strangers Press를 통해 출판된 바 있다. One Left는 김숨 작가의 두 번째 영문 번역 작품이 되는 셈인데, 두 명의 번역가들이 이 작품을 번역하게 된 이유를 여느 위안부 관련 소설 또는 서적들과는 달리 이 작품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위안부라는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는 한 할머니와 한국인들의 자화상에서 초점을 두고 출발한 것이 특이한 사항이어서 위안부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의 서울, 한국에서의 일상생활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주제의식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40년 이상 한국 문학 작품들을 영문으로 번역해온 윤주찬 번역가와 브루스 풀턴 교수 출처 : 브루스 풀턴 교수 페이스북/벤쿠버 조선일보>


발췌본 낭독이 끝나고 이 세미나에 참석했던 참가자들이 던진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Q&A 시간에서 두 번역가는 윤정모 작가의 소설 등, 위안부 문제를 다룬 한국 작품들이 다수 있고, 특히 한국계 미국인들이 저술한 위안부 관련 소설들이 다수 있지만 김숨 작가의 한 명번역은 한국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 한국인이 쓴 첫 번째 위안부 관련 소설이라는 점이라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누차 강조하였다.


한 명‘One Person’이 아닌 ‘One Left’러 번역하게 된 의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브루스 풀톤 교수는 담당하고 있는 현대 한국 문학(Modern Korean Novel) 과목을 수업하던 중 학생들과의 토론을 통해 200,000여 명의 소녀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역사적 사실 속에서 개성과 정체성을 박탈당하고 그저 여성의 육체를 지닌 존재로서만 제한적으로 인식되었던 13세 주인공 소녀에게 일종의 생명력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회귀라는 의미를 부여한다는 맥락에서 이 강력한 제목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올해 46세로 그동안 20여 권 이상의 작품들을 출판하였고, 2011년 이후 무려 16권의 책을 출판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작가 김숨의 최근 문학 경향은 주지했듯이 잊혀진 역사적 기억을 회복하고 기록하며 치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녀는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 이주하여 정착한 '고려인'에 천착하여 이를 주제로 한 방대한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고 한다. 단지 역사적인 주제와 사회적인 참여의식뿐만 아니라 김숨 문학작품이 지닌 '시적인 아름다움'과 그저 한탄과 절망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해피엔딩'에도 매료되어 그녀의 문학작품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는 이 두 번역가들이 미국 펜 문학회로부터 번역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를 찾는 과정에서 국내 국외 출판사로부터, 특히 펀딩으로 인해 겪은 고초의 과정은 문화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번역가들 또는 학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참고자료와 사진 출처 : SOAS, University of London, CKS 웹사이트

https://www.soas.ac.uk/koreanstudies/events/04dec2020-one-left-a-powerful-tale-of-trauma-and-endurance-that-transformed-a-nations-understanding-.html

통신원 정보

  •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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