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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드게임에 관한 법적 보호
분류 일반 등록기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재일 2014-09-26 00:00 조회 1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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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에 관한 법적 보호

 

- 법무법인 현  변호사∙변리사 박종률

 

 

이번 칼럼의 주제는 보드게임에 관한 법적 보호에 관한 내용입니다.  ‘보드게임’이란 카드, 게임 판, 게임 말 등으로 구성된 놀이 도구 주변에 여럿이 둘러앉아 즐기는 놀이를 말하며, ‘부루마불’, ‘젬블로’, ‘루미큐브’, ‘할리갈리’ 등이 그 대표적인 보드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백서(한국콘텐츠진흥원 발간)에서는 다른 플랫폼의 게임과 구별하기 위해서 ‘테이블 보드게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며, 보드게임은 사행성으로 문제되고 있는 온라인 포커 게임 등을 의미하는 ‘웹 보드게임’과도 구분됩니다.

 

 

  

[대표적인 보드게임 중 하나인 젬블로(좌) 및 루미큐브(우)]

 

현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면, 2002년경 보드게임방이 등장하면서 독일과 미국의 보드게임을 중심으로 보드게임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코리아보드게임즈, ㈜젬블로, ㈜행복한바오밥, 놀이속의세상, ㈜조엔 등의 국내 기업들도 독자적으로 보드게임을 개발, 유통하고 있습니다.  국외의 경우 매년 10월경 독일 Essen에서 ‘Essen Fair’라는 세계적인 보드게임 박람회가 열리고 있고,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보드게임콘’(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이라는 보드게임 박람회가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드게임은 이미 PC 게임, 온라인 게임, 비디오 게임 등과 더불어 하나의 게임 장르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 산업의 규모가 다른 플랫폼의 게임의 것에 비해 크지 아니하여 아직까지 진흥∙육성과 법적 보호의 측면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보드게임에 관한 권리의 법적 보호 방안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보드게임 디자이너 또는 제작유통회사는 시장에서 자신의 보드게임을 표절하거나 무단으로 복제한 보드게임이 유통되고 있을 때 어떠한 법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지식재산권 분야에 속하는 개별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면,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저작권법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디자인보호법에 있어서 특허청의 출원 절차를 통해 설정등록된 디자인만이 보호되며, 등록출원서 등에 기재된 사항으로 보호범위가 한정되기 때문에, 실제 분쟁 발생시 디자인보호법이 적용될 가능성은 높지 아니한 실정입니다.

 

상표법 관련 사례 중에는 독일 Ravensburger의 상표 소송을 우려해 애플이 iOS 게임 개발자들에게 ‘memory’라는 단어가 들어간 iOS 게임의 이름을 바꾸지 않을 경우 그 게임이 엡스토어에서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CNet의 2012년도 기사가 확인됩니다.  실제로 국내에도 아래와 같이 독일 Ravensburger의 ‘Memory’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고, ‘Memory’라는 상표가 사용된 보드게임이 다수 발매되어 있습니다.  다만, ‘Memory’ 상표권의 지정상품은 ‘카드보드로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iOS 게임과 지정상품이 다르다는 점에서 위 CNet 기사에서 언급한 iOS 게임의 독일 Ravensburger 상표권 침해 논란이 국내에서 실제로 분쟁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적어도 보드게임에 대한 상표권이 확보되어 있는 경우, 미투(Me too) 또는 카피캣(copycat) 제품을 효과적으로 단속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은 명백합니다.

 

 
[독일 Ravensburger의 ‘Memory’ 보드게임들 중 일부]

 

 

 

[독일 Ravensburger의 국내 등록상표 중 하나인 ‘Memory’ 상표]

 

등록된 상표권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법적 조치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한 법적조치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① ‘RUMMY’를 사용한 보드게임의 판매행위는 국내에서 주지성을 획득한 ‘RUMMIKUB’(위 ‘루미큐브’의 영문명칭) 보드게임과 혼동하게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결(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7다12975 판결), ② ‘부루마불’이라는 표장을 무단 사용하여 보드게임을 제조, 판매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결(서울동부지방법원 2004. 2. 12. 선고 2000가합1820 판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 2개의 사례는 적어도 국내에서 ‘루미큐브’와 ‘부루마불’이 보드게임으로서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주지성’ 요건을 충족하여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  따라서, 일부 예외는 있습니다만 지명도가 낮은 보드게임들까지 모두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를 받기는 힘듭니다.

 

민법상 불법행위 법리를 제외할 때, 국내에 보드게임에 대한 이미 등록된 상표권이 없고 널리 알려지지도 아니한 경우, 표절 게임 또는 무단 복제 게임을 단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작권법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PC 게임, 온라인 게임 등과 마찬가지로 보드게임의 저작권 침해 여부 판단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됩니다.  게임은 여러 가지 저작물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임성이 유사하다’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는 아니하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보드게임의 구성물 중 박스, 카드, 게임보드에 그려진 이미지는, 그에 독자성, 창작성 등의 요건이 인정되는 경우 그 이미지 자체가 응용미술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고, 캐릭터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한편, 게임 룰이 포함된 규칙서 내용 중 창작성이 인정되는 부분은 어문저작물로서 보호될 수 있지만, 게임의 규칙, 전개방식, 단계변화 등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될 가능성이 높지 아니합니다.

 

즉, 보드게임에는 Area Control, Hand Management, Memory, Auction/Bidding, Tile Placement 등의 다양한 메카닉이 존재하며, 예컨대 그 중 하나인 Auction/Bidding에는 세부적으로 여러 종류의 하위 기법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디자이너들은 위와 같은 메카닉에 적절한 카테고리와 다양한 테마를 접목시켜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 때 개발된 보드게임의 규칙, 전개방식, 단계변화 등은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창작성 있는 구체적인 표현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것이 현행 저작권법의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라이너 크니지아, 볼프강 크레이머 등과 같은 저명한 보드게임 디자이너들은 종종 과거 자신이 개발한 보드게임의 테마를 바꿔 새로운 보드게임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비록 테마가 다를지라도 게임의 규칙, 전개방식, 단계변화 등이 유사하면 실제 보드게임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양자간에 강한 유사성을 느끼게 되지만, 법적 분쟁 발생시 이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될 가능성이 높지 아니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오리지날 보드게임의 일부가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것과 타인의 침해 제품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경우, 오리지날 보드게임 중 창작성이 존재하는 표현 부분만 추출한 후 침해 제품과의 실질적 유사성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하기 때문에, 보드게임 디자이너 또는 보드게임 플레이어가 받게 되는 유사한 인상과 저작권법에 따른 결론이 다른 경우도 다수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은 아케이드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 게임과 ‘봄버맨’ 게임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되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아니한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 17. 선고 2005가합65093 판결)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국, 오리지날 보드게임을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는 이상, 현실적으로 보드게임의 표절 논란은 규칙/디자인/테마 등이 일부 변형된 보드게임 사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저작권법에 의한 법적조치가 가능한지 여부는 종합적인 법률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08년경에는 저작권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바둑 기보를 저작권법으로 보호하는 방안이 추진되었던 적이 있었고, 이에 관한 여러 논문도 존재합니다만, 바둑 기보란 보드게임의 일종인 바둑을 특정 플레이어가 플레이한 경과를 의미하므로, 그 보호대상이 보드게임 자체와는 다르기 때문에 본 칼럼에서는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언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보드게임방과 더불어 독일, 미국의 보드게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던 2002년 당시부터 보드게임을 수집했었고, 현재도 자녀들과 이를 즐기고 있는 저로서는 앞에서 살펴본 이런저런 지식재산권 이슈와 별도로 게임과몰입 논란과 무관한 건전한 보드게임 산업이 현재보다 더 커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의 ‘게임물’에는 보드게임이 포함되지 아니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게임산업법은 대체로 진흥보다는 규제에 그 방점이 찍혀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게임산업법의 ‘게임물’에 보드게임이 포함되었을 때의 실익과 그 개정방향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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